美 FDA,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품목허가 신청에 CRL 발송리보세라닙 아닌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CMC 이슈 때문임을 강조항서제약은 이미 17차례 CMC 실사 통과 경험 있어 잘 대처할 것으로 기대임상 진행 사이트 실사 미비는 FDA와 소통해 대안 마련할 방침
  • ▲ 진양곤 HLB그룹 회장이 FDA의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품목허가 신청 CRL(보완요구서한) 조치를 내린 데 대해 설명하고 있다.ⓒ최영찬 기자
    ▲ 진양곤 HLB그룹 회장이 FDA의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품목허가 신청 CRL(보완요구서한) 조치를 내린 데 대해 설명하고 있다.ⓒ최영찬 기자
    "리보세라닙에 관해서는 (약효, 제조공정 등) 어떠한 문제제기도 없어 추가로 제출할 서류가 없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제조품질관리(CMC)에 대해 문제를 삼았으며 단기간 해결될 수 있는 문제로 저희와 항서 측은 판단하고 있다."

    진양곤 HLB그룹 회장은 17일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HLB 사옥에서 FDA의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품목허가 신청 CRL(보완요구서한) 조치를 내린 데 대해 추가설명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말했다.

    CMC와 관련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지적받은 것인지에 대해 CRL에 어떠한 내용이 없어 HLB와 항서제약 모두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항서제약은 FDA로부터 지난 1월 실사에서 한 차례 CMC와 관련해 보완할 것을 지시받은 적이 있고 이와 관련해 수정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3월 FDA 파이널 리뷰 때는 물론 이날 CRL 발송 전까지 CMC와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어 관례상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CRL 수령으로 인해 오히려 약효에 문제가 없었다는 점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진 회장은 "CRL을 받은 의약품의 92%가 신약 허가를 받았다"면서 "약효 전반의 문제는 넘어갔다고 볼 수 있으며 이제 남은 것은 CMC뿐인 셈이다"고 희망섞인 반응을 내놨다.

    다만 캄렐리주맙의 글로벌 판권을 보유하고서도 지난 1월 CMC와 관련해 어떠한 문제가 있었는지 파악하지 못하는 데 대해 항서제약과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진 회장은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의 약효과 관련해서는 상호 소통이 활발히 이뤄졌지만 CMC와 관련해서는 회사 영업비밀과 관련된 것이어서 서로 얘기할 의무도, 요구할 권리도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진 회장은 항서제약에 대해 믿음을 보이며 이른 시일내 문제를 해결한 뒤 FDA에 품목허가를 재신청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항서제약이 우리를 불안해 했으면 불안해 했지 우리가 항서를 불안해 한 적은 없다"면서 "항서제약은 세계 23위 규모의 제약사로 글로벌 출시 의약품을 17개나 보유하고 있어 이미 17차례나 CMC 실사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동석한 정세호 엘레나테라퓨틱스 대표도 "노바티스 등 글로벌 제약사도 CMC 부문에서 지적받는 사례가 많다"고 부연했다.

    한용해 HLB그룹 CTO(최고기술책임자) 겸 HLB생명과학 대표이사도 "약효 및 안전성 리뷰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임상시험을 다시 진행해야 하는 중대한 문제였겠지만 제조공정과 관련한 것은 마이너한 문제다"고 설명했다.

    진 회장은 CRL에 비모 인스펙션(바이오 리서치 모니터링)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점이 언급된 것에 대해서도 부연했다. 비모 인스펙션은 임상시험을 진행한 주요 사이트를 FDA가 실사하는 절차를 말한다.

    진 회장은 "CRL에 여행 제한으로 비모 인스펙션이 미비됐다는 점이 언급됐다"면서 "13개국 95개 임상사이트 중 여행이 제한된 곳은 전쟁이 진행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뿐이어서 이들 지역에서 실사를 완료하지 못한 점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 "FDA와 미팅에서 해당 지역을 왜 가야하고 어떤 자료를 봐야 하는지, 다른 대안을 통해 충족시킬 수 없는지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으로 승인이 지연된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서도 고개를 저었다.

    진 회장은 "미중 갈등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면서 "다만 최고의 약물을 만들어서 FDA가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게 목표였는데 CMC에 약간의 미비점이 있다고 지적했던 만큼 미중관계나 음모론을 떠나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진 회장은 아쉬운 소회를 내비치며 지속적인 응원과 지지를 당부했다.

    그는 "신약 개발에 40대, 50대를 다 바쳤는데 지금의 심정은 말로 다하기 어려울 정도로 참담하다"면서 "임직원과 주주들에게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닌 만큼 항서와 협력해서 빠르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진 회장은 이날 오전 8시50분경 HLB 공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자회사 엘레바테라퓨틱스(엘레바)와 항서제약이 FDA로부터 CRL을 받았다"고 밝혔다.

    CRL을 받으면 FDA가 지적한 문제를 수정 보완한 뒤 품목허가를 재신청해야 한다. 그러면 FDA는 6개월 안에 다시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